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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리 앤 마지 고 라지 (롤다운, 공동체, 호기심)

복권은 그냥 운에 맡기는 것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제리라는 70대 노인이 수학적 계산으로 복권 시스템의 허점을 파고드는 이야기를 보면서, 제가 오랫동안 당연하게 넘겼던 것들이 갑자기 다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가 남긴 여운은 꽤 오래 갔습니다.롤다운을 발견한 남자, 운이 아니라 계산이었다일반적으로 복권은 순전한 운의 게임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제리의 경우는 달랐습니다. 그가 주목한 것은 롤다운(Roll-down)이라는 구조적 허점이었습니다. 롤다운이란 1등 당첨자가 나오지 않아 당첨금이 일정 기준, 여기서는 200만 달러에 도달할 때 잔액이 하위 등수에 분배되는 방식입니다. 쉽게 말해, 상금이 아래로 쏟아지는 구조인데 이 시점에는 소액 복권을 많이 사면 투자 대비 기댓값(..

카테고리 없음 2026. 8. 22. 22:40
오토라는 남자 (상실감, 공동체, 고립)

까칠하고 고집스러운 노인이 주인공인 영화가 이렇게 오래 마음에 남을 줄은 몰랐습니다. 는 표면만 보면 투덜이 노인의 변화를 그린 가벼운 드라마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상실감과 고립, 그리고 공동체가 사람을 어떻게 살게 하는지를 꽤 묵직하게 담아낸 작품이었습니다. 처음엔 오토가 그냥 피곤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보다 보니 제 안에서도 비슷한 감정을 발견했습니다.까칠함의 정체 — 상실감이 만든 방어기제오토가 쓰레기 분리수거를 제대로 안 하는 이웃에게 벌컥 화를 낸다거나, 주차 구역을 조금만 침범해도 따지고 드는 장면을 보면서 처음엔 솔직히 피곤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런데 이런 반응이 단순히 성격 탓이 아니라 심리학에서 말하는 '방어기제(defense mechanism)'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방어기..

카테고리 없음 2026. 8. 21. 11:40
더 킹 타이드 (맹신의 구조, 착취, 공동체의 파멸)

기적을 손에 넣은 공동체가 스스로를 파멸시키는 데 걸린 시간은 단 10년이었습니다. 영화 를 처음 봤을 때 제가 가장 먼저 떠올린 건 섬마을도, 신비한 아이도 아니었습니다. 직장에서 "잘한다"는 이유로 계속 일을 떠맡았던 시절, 그 익숙하고 불편한 감각이 먼저 올라왔습니다.맹신의 구조 — 감사는 어떻게 당연함으로 변하는가영화 속 섬마을 주민들이 아일라를 처음 대하는 방식은 경외(驚畏)에 가깝습니다. 여기서 경외란 대상을 두려움과 경이로움이 뒤섞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심리 상태를 말하는데, 그레이스의 어머니 페이가 치매 완치 후 종교적 의식을 주관하는 장면이 그 정점입니다. 문제는 이 경외가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집단심리학(Group Psychology) 관점에서 보면, 집단이 특정 대상에게 반복..

카테고리 없음 2026. 8. 4. 14:32
스윗 랜드 편견과 이민, 연대와 소속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낯선 곳에 들어간 사람이 느끼는 답답함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1920년 미네소타를 배경으로 한 영화 《스윗 랜드》는 독일 이민 여성 인계가 서류 한 장 없이 사랑과 정착을 쟁취해 가는 이야기입니다. 보는 내내 제가 새 직장에서 겪었던 소외감과 겹쳐 보였고, 결국 집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한참 붙들게 되었습니다.편견과 이민 — 서류가 없으면 사람도 없었던 시대1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인 1920년대 미국은 제노포비아(xenophobia)가 극도로 팽배했던 시기였습니다. 여기서 제노포비아란 외국인 또는 이방인에 대한 본능적인 두려움과 혐오를 가리키는 개념으로, 전쟁의 상흔이 깊을수록 특정 국가 출신을 집단적으로 위험시하는 경향이 강해집니다. 인계는 독일 출신이라는 이유 하..

카테고리 없음 2026. 7. 29. 13:01
콘크리트 유토피아 기여도 분배, 집단 논리, 인간 본성

재난 앞에서 사람은 선해질까요, 아니면 더 잔인해질까요.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보면서 저는 이 질문이 사실 틀렸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선악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구조 안에 놓이느냐의 문제였습니다. 유일하게 살아남은 황궁 아파트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들이 낯설지 않게 느껴진 건, 저도 비슷한 집단 논리를 직접 경험해봤기 때문이었습니다.기여도 분배 원칙, 합리적인가 가혹한가황궁 아파트 주민들이 외부인을 내보낸 뒤 가장 먼저 한 일은 내부 질서를 세우는 것이었습니다. 그 핵심이 바로 '기여도 분배' 원칙입니다. 기여도 분배란 공동체에 기여한 만큼 자원을 나눠 받는 시스템으로, 쉽게 말해 일한 만큼 먹는 구조입니다. 처음 들었을 때 저도 꽤 합리적이라고 느꼈습니다.그런데 잠깐 생각해 보면 균열이 보이기..

카테고리 없음 2026. 7. 23.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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