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서 정해준 길이 당연한 것처럼 느껴졌던 순간이 있으셨습니까? 저도 그랬습니다. 전공을 바꾸고, 직종을 넘나들면서 "이게 맞는 건가" 싶었던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영화 는 바로 그 감각을 정면으로 건드렸습니다. 1950년대 미국 탄광촌 소년이 로켓 공학자를 꿈꾸며 나아가는 실화인데, 단순한 성공담이 아니라 환경이 가능성을 어디까지 제한할 수 있는가를 묻는 이야기였습니다.탄광촌이라는 배경, 그리고 스푸트니크 한 점의 빛1957년, 소련이 쏘아 올린 인공위성 스푸트니크(Sputnik)가 미국 전역을 뒤흔들었습니다. 여기서 스푸트니크란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으로, 냉전(Cold War) — 즉 미국과 소련이 무기 대신 기술과 체제로 경쟁하던 시대 — 의 상징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웨스트버지니아 탄광 ..
어린 시절 반 꼴찌였던 아이가 세계적인 소아 신경외과 전문의가 되었습니다. 영화 를 처음 봤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재능이 없다고 스스로 단정했던 제 모습이 스크린 속 어린 벤과 너무 닮아 있었기 때문입니다.잠재력을 믿어준 사람 한 명의 힘새로운 분야를 시작할 때마다 저는 꼭 한 번씩 벽에 부딪혔습니다. 주변 사람들보다 이해가 느리다 싶으면 '나는 이 분야에 맞지 않나 보다'라고 결론을 내려버렸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제대로 시작도 하기 전에 스스로 가능성을 닫아버린 셈이었습니다.벤 카슨의 어린 시절도 비슷했습니다. 성적은 바닥이었고 자존감은 더 낮았습니다. 그런데 어머니는 달랐습니다. 그녀는 아들에게 독서를 시키면서 단 한 번도 "네가 할 수 있을까?"라는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
영화 에서 무명 작가 에디는 알약 하나로 뇌 사용률을 100% 끌어올려 하룻밤 만에 원고를 완성하고 금융계까지 장악합니다. 처음 이 장면을 봤을 때 저는 솔직히 "저도 저런 거 한 알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마음이 드는 순간, 제 안에도 에디와 똑같은 욕망이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NZT 한 알이 바꾼 삶, 그 시원함의 정체에디가 처음 NZT를 삼킨 순간, 화면이 달라집니다. 무의식 속에 쌓아둔 정보들이 선명하게 연결되고, 무기력했던 손이 원고를 써 내려가기 시작합니다. 하룻밤 사이에 수백 페이지 분량의 원고가 완성되고, 출판사가 먼저 연락해 옵니다.여기서 NZT는 영화 속 가상의 인지 강화 약물(cognitive enhancer)입니다. 인지 강화제란 기억력, 집중력, 정..
면접 자리에서 모르는 걸 아는 척 넘겼다가, 나중에 더 크게 꼬인 경험이 있으십니까. 저는 있습니다. 영화 《알라딘》을 다시 보다가 그 기억이 불쑥 떠올랐습니다. 왕자로 변신한 알라딘이 자스민 앞에서 말을 고르는 장면에서, 괜히 제 얼굴이 뜨거워지더군요. 이 영화가 단순한 모험 동화가 아니라는 걸, 직접 겪어보니 비로소 알게 됐습니다.왕자로 변신한 알라딘, 그리고 제가 했던 거짓말알라딘은 아그라바 시장 거리에서 생존을 위해 물건을 훔치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가난한 사람 앞에서 자신이 훔친 빵을 선뜻 내어줄 만큼, 본성 자체가 나쁜 사람은 아닙니다. 영화 속 설정에서 마법의 동굴은 '원석 같은 순수한 마음'을 가진 자만 입장할 수 있는데, 알라딘이 그 조건을 충족하는 유일한 인물이라는 점이 이를 뒷받침합니..
취업 준비가 길어지던 시절, 저는 제가 배워온 것들이 정말 쓸모 있는지 진지하게 의심했습니다. 그러다 영화 《엑시트》를 보고 묘하게 마음이 풀렸습니다. 무기력하게 공원 철봉이나 잡던 백수 청년이 재난 상황에서 가족을 구하는 이 영화는, 지금 당장 인정받지 못하는 경험에도 분명히 의미가 있다는 걸 꽤 설득력 있게 보여줍니다.취업 실패한 클라이밍 에이스, 재난 앞에서 달라지다혹시 이런 경험 있으신가요? 분명히 열심히 준비했는데, 주변 눈치가 신경 쓰여서 자꾸만 위축되는 느낌. 저는 그게 꽤 오래 이어졌습니다.영화 속 용남도 비슷한 처지입니다. 대학 클라이밍 동아리에서 에이스로 활약했고, 학업도 게을리하지 않았지만 졸업 후 취업에 번번이 실패합니다. 남들이 출근하는 시간에 동네 공원에서 철봉을 잡고 있는 그는..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픽사 애니메이션이 "꿈을 이뤄도 허전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할 줄은 몰랐거든요. 재즈 뮤지션 조 가드너가 평생 원하던 무대에 오른 직후 느끼는 공허함은, 제가 콘텐츠 작업에서 목표 조회수를 달성하고도 곧바로 다음 숫자를 걱정했던 그 기분과 너무 닮아 있었습니다. 이 영화가 단순한 감동 애니메이션이 아닌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목표 집착이 만드는 함정 — 조 가드너의 공허함이 낯설지 않은 이유영화 《소울》의 핵심 구조는 생각보다 정밀합니다. 주인공 조는 재즈 공연 직전 맨홀에 빠져 사후세계인 '저 세상'에 도달하고, 그곳에서 영혼들이 성격과 목표를 부여받는 '유 세미나(You Seminar)'로 떨어집니다. 여기서 유 세미나란, 태어나기 전 영혼들이 지구로 떠나기 위..
거울 앞에 서서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부터 찾은 적 있으신가요? 영화 《아이 필 프리티》의 주인공 렌은 외모가 단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는데 자신감 하나로 인생을 바꿉니다. 저도 처음엔 "그게 현실에서 통하겠어?"라고 생각했는데, 보고 나서 꽤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자존감과 자기 인식 — 렌은 실제로 뭐가 달라진 걸까영화 속 렌은 헬스장에서 머리를 부딪힌 뒤 자신이 갑자기 예뻐졌다고 믿게 됩니다. 그런데 카메라는 렌의 외모가 사고 전과 완전히 동일하다는 것을 관객에게 계속 보여줍니다. 변한 것은 오직 렌의 자기 인식(self-perception)뿐입니다. 여기서 자기 인식이란 내가 나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즉 자신의 외모·능력·가치에 대해 스스로 내리는 평가를 말합니다.자기 인식이 달라지자 렌의 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