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텍사스,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은행 대출 창구 앞에 서지도 못했습니다. 버나드 가렛은 그 문 앞에서 물러서는 대신 백인 얼굴마담을 내세우는 방식을 택했고, 결국 그 문을 직접 소유해버렸습니다. 영화 를 처음 봤을 때 저는 통쾌함보다 먼저 씁쓸함이 밀려왔습니다.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편견 때문에 자신을 숨겨야 했다는 사실이, 화면 밖 현실과 너무 가깝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구조적 차별: 규칙이 무기가 될 때버나드 가렛이 꿰뚫어 본 핵심은 단순했습니다. 정상적인 비즈니스 관행, 즉 신용 심사, 담보 평가, 대출 승인 절차가 흑인에게는 배제의 도구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레드라이닝(Redlining)'이라는 개념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레드라이닝이란 금융 기관이 특정 ..
1960년대 나사(NASA)에서 우주 탐사 계산의 핵심을 맡았던 흑인 여성들이 있었다는 사실, 그리고 그들이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기회가 막혀 있어서 오랫동안 보이지 않았다는 사실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입니다. 제가 과거에 학력이나 경력처럼 겉으로 드러나는 조건 때문에 능력보다 먼저 평가받았던 기억이 겹치면서, 이 영화가 남의 이야기로 느껴지지 않았습니다.1960년대 나사의 인종차별, 어느 정도였나일반적으로 나사 하면 최첨단 과학과 엘리트 집단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은데, 제가 이 영화를 보며 처음 알게 된 사실은 그 안에서도 인종 분리 정책(Segregation)이 철저하게 작동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인종 분리 정책이란 흑인과 백인이 같은 공간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법과 관습으로 강제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1960년대 미국 남부에는 흑인 여행자가 이용 가능한 숙소와 식당 목록을 담은 안내서, '그린 북(The Negro Motorist Green Book)'이 실제로 존재했습니다. 처음 이 사실을 알았을 때 저는 꽤 오래 멍했습니다. 차별이 제도화된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만들어진 안내서라니, 영화를 보기 전부터 이미 마음 한구석이 무거워졌습니다.배경과 맥락: 1962년 미국, 차별이 합법이던 시대영화 은 1962년 뉴욕을 배경으로 시작합니다. 이탈리아계 미국인 토니 발레롱 가는 클럽에서 고객 관리 업무를 맡으며 특유의 뚝심과 입담으로 높은 평판을 쌓은 인물입니다. 그런데 클럽이 임시 휴업에 들어가면서 생계가 막막해지고, 지인의 소개로 흑인 피아니스트 돈 셜리의 운전기사 면접을 보게 됩니다.여기서 짚고 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