를 보기 전까지, 1997년 IMF 외환위기가 개인의 삶을 얼마나 근본적으로 바꿔놓는지 피부로 실감하지 못했습니다. 가족 전체가 삶의 터전을 잃고 콜롬비아 보고타로 떠나야 했던 이야기는, 낯선 환경에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던 제 경험과 겹치며 생각보다 훨씬 깊이 와닿았습니다. 이 영화가 단순한 범죄 스릴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건, 다 보고 나서 한참 뒤였습니다.낯선 환경에서 눈치로 배우는 것들새로운 곳에 처음 발을 딛는 게 어떤 느낌인지, 저는 꽤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새 직장에 들어갔을 때 업무 매뉴얼보다 먼저 파악해야 했던 건, 누가 진짜 힘을 가진 사람인 지였습니다. 겉으로 친절하게 조언을 건네는 사람이 실은 자기 이익을 챙기는 경우도 있었고, 말투가 다소 차갑게 느껴지는 사람에게서..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낯선 곳에 들어간 사람이 느끼는 답답함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1920년 미네소타를 배경으로 한 영화 《스윗 랜드》는 독일 이민 여성 인계가 서류 한 장 없이 사랑과 정착을 쟁취해 가는 이야기입니다. 보는 내내 제가 새 직장에서 겪었던 소외감과 겹쳐 보였고, 결국 집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한참 붙들게 되었습니다.편견과 이민 — 서류가 없으면 사람도 없었던 시대1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인 1920년대 미국은 제노포비아(xenophobia)가 극도로 팽배했던 시기였습니다. 여기서 제노포비아란 외국인 또는 이방인에 대한 본능적인 두려움과 혐오를 가리키는 개념으로, 전쟁의 상흔이 깊을수록 특정 국가 출신을 집단적으로 위험시하는 경향이 강해집니다. 인계는 독일 출신이라는 이유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