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오랫동안 팀에서 가장 목소리가 큰 사람이 가장 유능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마다가스카의 펭귄》을 보기 전까지는요. 빠른 전개와 엉뚱한 유머 뒤에 팀워크의 본질이 조용히 숨어 있었고, 그게 제 생각을 꽤 세게 흔들었습니다.막내가 팀을 구하는 방식 — 역할 인정의 문제영화에서 스키퍼는 프라이빗을 늘 보호해야 할 막내로만 대합니다. 프라이빗은 작전 회의에서 의견을 내도 흘려듣히기 일쑤고, 팀의 실질적인 전투력보다는 '귀여운 얼굴'로 역할이 규정됩니다. 그런데 최종 결전에서 데이브의 레이저를 역이용해 전 세계 펭귄들을 원래대로 되돌린 건 바로 그 프라이빗입니다. 부작용으로 자신의 모습이 바뀌는 희생까지 감수하면서요.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새 업무를 맡았을 때 경험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제 의견..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처음 봤을 때 화려한 마법 판타지 정도로 생각했는데, 보고 나서 한동안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특히 소피가 할머니가 된 뒤 오히려 더 자유롭게 행동하는 장면에서, 저 자신이 얼마나 스스로를 억눌러 왔는지를 되돌아보게 됐습니다.자신감 — 소피의 저주가 내 이야기처럼 느껴진 이유일반적으로 저주란 외부에서 가해진 불행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 영화에서 소피의 저주는 조금 다르게 읽혔습니다. 황야의 마녀가 건 마법으로 소피는 18살에서 90대 노파로 변하는데, 그보다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저주 이전의 소피였습니다. 모자 가게 안에서 조용히 일만 하고, 무도회에 가자는 동생의 말에도 "난 괜찮아"라며 스스로를 밀어내던 모습이요.저도 새로운 ..
픽사의 《코코》는 멕시코 명절 '죽은 자의 날'을 배경으로, 음악을 꿈꾸는 소년 미구엘이 저승 세계를 여행하며 가족의 진실을 마주하는 이야기입니다. 처음엔 그냥 화려한 애니메이션이라고 생각했는데, 다 보고 나서 한동안 멍하게 앉아 있었습니다. 하고 싶은 걸 말하지 못하고 혼자 삭혔던 기억이 갑자기 떠올랐거든요.가족 갈등 — 반대의 이유가 '미움'이 아닐 때좋아하는 걸 숨겨본 적 있으신가요? 저는 있습니다. 새로운 계획이 생겨도 "현실성이 없다고 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 때문에 가족한테 먼저 꺼내지 못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미구엘이 기타를 몰래 치고, 장기자랑 전단지를 숨겨두는 장면을 보면서 솔직히 그 답답함이 남 얘기처럼 느껴지지 않았습니다.미구엘의 가족이 음악을 금지하게 된 건 단순한 편견이 아닙니다..